샤넬이 오래된 공방을 수호하는 데에 공을 들이는 이유를 알아봅니다.

 지난 5월 말, 성수동 S 팩토리에서 샤넬(Chanel)의 2018/19 파리-뉴욕 공방 컬렉션이 재현되었습니다. 샤넬의 공방 컬렉션2002년부터 이어져 온 샤넬만의 독특한 컬렉션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매년 하나의 도시를 테마로 하여 선보이는 공방 컬렉션은 샤넬이 장인들과 그들의 노하우를 헌정해온 자리입니다. 이처럼 샤넬은 오래된 공방을 수호하는 데에 공을 들여왔는데요, 오랜 시간 공방과 함께해온 샤넬의 이야기를 들려드립니다.

샤넬이 공방과 함께하는 방법

샤넬은 오래된 공방을 수호하는 데에 많은 공을 들이고 있습니다.

 19세기부터 20세기 초반까지만 해도 파리에는 완벽히 장인 정신으로 무장한 공방이 패션하우스와 오트 쿠튀르를 성장시켰습니다. 그러나 1990년대에 들어서면서부터 대량 생산, 급속히 변하는 패션 트렌드라는 변화를 마주하게 되면서 위기를 맞기 시작합니다.

파리펙시옹 속 공방들의 장인 정신을 엿볼 수 있는
2019 샤넬 오트 쿠튀르 컬렉션 영상

 이에 샤넬을 1997년 파라펙시옹(Paraffection)을 설립해 파리 곳곳에 흩어져 있던 공방을 차례로 인수하기 시작합니다. 단추 공방 데뤼(Desrues)를 시작으로 깃털 및 꽃 공방 르마리에(Lemarie), 모자 공방 메종 미셸(Maison Michel), 자수 공방 르사주(Lesage) 등 총 27개의 공방을 보유한 라인업을 완성했습니다.

성수동 S팩토리에서 재현된 2018/19 파리-뉴욕 공방 컬렉션

 이런 공방들은 파라펙시옹에 속해 있더라도 각기 독립적으로 운영됩니다. 공방의 장인들은 샤넬뿐만 아니라 여러 패션 하우스와 협업하여 오로지 장인들만이 보여줄 수 있는 ‘작품’들을 선보입니다. 샤넬이 그들에게 독점 주문을 요구하지 않는 것은 장인의 기술을 통해 완성하는 아름다움과 가치를 모두가 공유해야 할 공동 자산으로 보고 있기 때문입니다. 

 샤넬은 장인들에게 최고의 작업 환경과 다른 브랜드와 접촉해 같이 일할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곧 파리의 포르트 도베르빌리에(Fort d’Aubervilliers) 지역으로 이전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샤넬이 공방과 같이 걸어가는 이유

왜 샤넬은 공방과 같이 걸어갈까요?

 누군가는 이런 샤넬의 행보를 두고 과거에 묶여 있느냐고 할 수 있지만, 오히려 샤넬은 패션의 미래를 보존하기 위함이라고 외칩니다.

 얼마 전 2018/19 파리-뉴욕 공방 컬렉션을 위해 내한한 샤넬의 패션 총괄 사장 브루노 파블로브스키(Bruno Pavlovsky)는 공방을 대하는 샤넬의 철학에 대해 “타 브랜드에 공방이 없어지면 우리가 하는 일을 계속할 수 없다는 사실을 알리기 위한 목적이 더 컸다”라고 하였습니다.

샤넬의 파라팩시옹에 속한 공방 중 하나인 르사주의 정신을 엿볼 수 있습니다.

 브랜드의 혁신이 최상급 품질을 유지하는 데서 비롯한다고 믿는 샤넬은 90년대 유서 깊은 공방들이 운영난으로 사라지는 것에 위기를 느꼈다고 합니다. 공방의 위기는 곧 오트 쿠튀르의 기반, 나아가 패션 산업 전체의 위기로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하여 공방을 인수하기 시작한 것이죠.

매거진 <B>의 샤넬 편에 소개된 샤넬의 공방에 대한 철학

 이처럼 인수의 목적이 관리, 감독에 있는 것이 아니라 보호와 후원에 있기 때문에 샤넬이 인수했음에도 불구하고 각 공방이 독자적으로 운영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다른 패션 브랜드와의 협업은 물론 경쟁력을 위해 자체 부티크를 두고 고객을 상대하는 공방도 있습니다.

 이런 샤넬의 노력이 빛을 발하여 고객들이 자연스럽게 섬세한 장인정신과 원단 마무리 기술에 관심을 나타내기 시작하면서 이제 공방 컬렉션은 샤넬에서 아주 중요한 컬렉션 중 하나로 자리잡았습니다.

샤넬의 공방을 대하는 철학은 패션 생태계에 필요한 공생 관계를 제안함으로써 트렌드세터다운 모습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더불어 창의적이고 혁신적 아이디어를 불어 넣어 그들이 유산을 영원히 보존하면서도 트렌디하게 유지하는 비밀이 되었습니다.

editor Daseol 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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