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각도 철학도 프랑스 국보급, 이브 생 로랑의 대표적 두 작품을 소개합니다.

 생 로랑(Saint Laurent)은 1961년 디자이너 이브 생 로랑(Yves Saint Laurent)이 프랑스 파리에 론칭한 패션 브랜드에서 시작했다는 사실을 모두 알고 계실 텐데요. 이브 생 로랑은 그에 대한 영화도 여러 개 만들어질 정도로 많은 관심을 받아왔습니다.

 그가 걸어온 길을 보면 감각과 철학, 모두 프랑스 국보급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래서 이번 게시물은 그중에서도 그의 뛰어난 감각과 철학을 가장 잘 보여주는 ‘몬드리안 컬렉션(Mondrian Collection)’과 ‘르 스모킹(Le Smoking)’룩에 대해 얘기해보고자 합니다.

예술 작품을 패션에 도입하다,

몬드리안 컬렉션

photo by Eric Koch / Anefo_1966.01.12, 몬드리안 컬렉션

 몬드리안 컬렉션(Mondrian Collection)은 그의 브랜드 론칭(1961) 이후 언론의 이목을 가장 크게 이끈 컬렉션입니다.

 그는 이미 첫 컬렉션에서 피 코트(Pea Coat – 흔히 우리가 ‘더블 버튼’이라고 알고 있는 코트)를 선보이면서 호평을 받았었습니다. 당시 오트 쿠튀르 컬렉션에서 귀부인을 위한 화려한 맞춤 드레스가 아닌 캐주얼한 옷을 선보이는 것은 굉장히 파격적인 시도였는데요, 럭셔리 스트리트웨어의 조상격이 아닐까 싶습니다. 

photo by Richard Avedon for <Harper’s Bazaar (1965)>

 그러나 언론의 관심을 가장 많이 끌었던 컬렉션은 최초로 예술 작품을 패션에 가져온 ‘몬드리안 컬렉션(Mondrian Collection)’입니다. 1965년 이브 생 로랑은 피에트 몬드리안(Piet Mondrian)의 작품을 컬렉션에 도입하여 컬러 블록(Color Block) 드레스를 선보였습니다. 

 이미 우리에게 너무 유명한 몬드리안의 ‘빨강, 노랑, 파랑의 구성(Composition with Red, Yellow, and Blue)’ 작품 속 조형적인 컬러 블록을 드레스에 프린트해 옮겨 주목을 많이 받았습니다. 당시 패션잡지 중 하나였던 [하퍼스 바자(Harper’s Bazar)]는 1965년 9월호에서 “미래의 드레스…(중략)…체형을 멋지게 보여주도록 완벽히 조화를 이룬 드레스”라고 평했었는데요. 이 드레스는 패션 잡지 역사상 가장 많이 촬영된 옷으로 기록되어 있습니다.

 이 몬드리안 컬렉션이 이브 생 로랑의 이름을 가장 많이 알리면서 그의 감각과 역량을 가장 잘 보여준 컬렉션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여성 해방 패션의 상징,

르 스모킹(Le Smoking)

르 스모킹 룩(1966) | download from Flickr

 영화제나 시상식에서 흔히 남자들이 입는 턱시도는 원래 19세기 신사들의 이브닝 웨어(Evening Wear)였습니다. 여성의 출입이 금지된 흡연실에서 남성들이 즐겨 입는 복장이었다고 하니, 왜 이름이 ‘르 스모킹’인지 알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때 영화 <모로코(Morocco), 1930)>에 여주인공 마를레네 디트리히(Marlene Dietrich)가 남성용 턱시도를 입고 나오면서 많은 인기를 모으게 됩니다. 여기서 영감을 얻어 이브 생 로랑은 턱시도를 여성을 위한 새로운 이브닝 룩으로 제안합니다. 

르 스모킹 룩(1967) | download from Flickr

 그리하여 1966년 A/W 컬렉션에서 ‘르 스모킹(Le Smoking)’룩을 처음으로 선보입니다. 이는 이브 생 로랑의 컬렉션에서 뿐만 아니라 페미니즘적으로도 특별한 의의를 가집니다. 남성성과 여성성을 동시에 가지고 있는 룩이라는 점과 당시 프랑스의 판탈롱(Pantalon) 법 때문에 공공장소에서의 바지 착용이 금지되었던 여성이 바지를 입을 수 있는 계기를 만들었다는 점에서 그렇습니다.

베티 카트루스와 이브 생 로랑, 그리고 룰루(1969) | download from Flickr

 이 옷을 처음 입은 건 바로 이브 생 로랑의 친구이자 뮤즈였던 모델 베티 카트루스(Betty Catroux)입니다. 1966년 이브 생 로랑의 턱시도를 입고 오페라에 나타났다고 하는데요, 가뜩이나 여성들이 화려한 드레스로 격식을 차리고 보러 오는 오페라에 턱시도를 입고 등장했으니 얼마나 많은 화제를 모았을지 짐작이 가시지 않나요?

만약 내가 디자인한 모든 것 중 단 하나만 선택해야 한다면 의심의 여지없이 그건 르 스모킹일 것이다.

이브 생 로랑

(Yves Saint Laurent)

 위 이브 생 로랑의 말에서 보여주듯, 르 스모킹은 그의 애정을 가장 많이 받은 룩이면서 그의 은퇴 전까지 매 시즌 소개될 정도로 생 로랑의 가장 전통적이자 상징적인 패션입니다. 심지어 크리에이티브 디렉터가 에디 슬리만으로 바뀐 지금도 여전히 르 스모킹은 생 로랑의 대표적인 상품입니다.

 이브 생 로랑은 “나는 여성이 내 옷 안에서 좀 더 당당해지시길 원한다”라고 말한 바 있습니다. 페미니스트들이 여성을 억압하는 속옷을 태워버리자고 주장하며 인권 신장의 목소리를 높일 때 이브 생 로랑은 1968년 1월 브래지어를 하지 않은 시스루 룩을 선보임으로써 여성이 보다 자유로워질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니 지금 등장했어도 패션계에서는 가장 진보적인 인물이 아니었을까 생각합니다.

 이처럼 이브 생 로랑은 패션 감각뿐만 아니라 패션에 대한 그의 철학도 그리고 얼굴도 가히 국보급이라고 할 수 있는 문화적 아이콘입니다.

editor Daseol 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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