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부터 ‘지속가능한 발전’은 화두가 되어왔습니다. 우리가 사는 이 지구가 결코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만의 것이 아니기 때문인데요. 사실 패션 산업에서 ‘지속가능’을 찾긴 어려웠습니다.

 트렌드에 맞추어 빠르게 생산하고 기존 라인들을 갈아치우는 SPA 브랜드의 특성부터 명품이라는 명성과 브랜딩을 위해 지난 시즌 아이템을 불태우는 행태 등 오히려 ‘지속 가능’에 반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러나 이런 패션계에서도 ‘지속 가능’을 향해 한 발짝 나아가는 움직임들이 점차 생겨나고 있습니다. 오늘은 그런 움직임들을 소개합니다.

‘지속가능’ 코스를
제시하는 ‘코스(COS)’

코스(COS)가 개발해온 다양한 지속 가능 소재들
왼쪽부터 오가닉 코튼, 쿠프로, 텐셀

 코스(COS)는 사실 원래부터 지속가능한 소재를 다양하게 개발하는 기업으로 유명합니다. 그 중 대표적인 소재가 바로 오가닉 코튼인데요, ‘오가닉’이라는 단어에서 알 수 있듯이 오가닉 코튼 소재는 화학비료나 살충제를 쓰지 않고 생산한 목화에서 얻는 소재로, 토양과 생태계에 이로운 영향을 줍니다.

 그리고 여러분에게 다소 생소하게 들릴 수 있는 쿠프로텐셀이라는 소재도 적극 활용하고 있습니다. 단순히 티셔츠나 바지에 그치지 않고 사진에 보이는 것처럼 파티용 블라우스나 드레스에도 적용하고 있는데요.

instagram_COS(@cosstores)

 면을 수확한 후 면화에 남은 얇고 부드러운 솜털을 방직해 만든 쿠프로와 나무로부터 독성이 없고 재활용이 가능한 생분해성 화학 물질로 추출해 만든 텐셀은 코스의 친환경적 행보를 뒷받침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또한 최근 시원하고 가벼워서 여름 옷에 자주 쓰이는 리넨이 코스의 핵심 소재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왜냐면 리넨은 사실 면화보다 물과 토양이 덜 필요하고, 잎사귀가 떨어지면 천연비료가 되어 토양 침식을 막아주기 때문인데요, 구김이 잘 가서 옷으로 만나면 우리를 번거롭게 하지만, 지구 입장에서는 반가운 소재가 아닐까 생각됩니다.

COS

 여기에 그치지 않고 코스는 작년 5월 ‘소재 재활용 프로젝트(Repurposed Cotton Project)’를 야심 차게 론칭했습니다. 위 사진에 보이는 옷들이 바로 이 프로젝트를 통해 탄생한 옷들입니다.

 터키의 한 공장에서 원단을 생산하고 남은 자투리를 폐기하지 않고 모아두었다가 잘게 찢어 다시 실을 뽑아 직물을 짜 만든 제품들입니다. 이 프로젝트는 올해도 진행되어 올 하반기, 옷이 아닌 토트백으로 만날 수 있다고 하니 기대해볼 만 합니다.

 이처럼 코스는 소재 개발에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있습니다. 설사 순수한 목적이 아니더라도 단순히 기업의 이윤만을 내는 것이 아니라 ‘지속 가능한 패션’을 향하고 있다는 것에 손뼉을 쳐주고 싶습니다. 

폐낙하산으로 만든 컬렉션
헤론 프레스턴 X 에센스 

HERON PRESTON X SSENSE | 사진_SSENSE

 이제 스위스 가방 브랜드 프라이탁(Freitag)은 패션 좀 안다고 하면 다 아는 브랜드가 되었습니다. 화물차 덮개와 자동차 안전벨트, 자전거 고무 튜브로 만든 가방으로 연간 수백 억 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는데요. 

 얼마 전 리바이스와 협업을 한 헤론 프레스턴(Heron Preston)이 비슷한 시도를 하였습니다. 에센스(SSENSE)와 협업하여 폐낙하산으로 만든 캡슐 컬렉션 ‘JUMP’가 바로 그것입니다!

“지속가능성은 나의 브랜드를
이루는 중요한 요소 중 하나다.”

 헤론은 이번 컬렉션을 발표하면서 위와 같이 말하였습니다. 총 12가지 아이템으로 구성된 이번 ‘JUMP’ 컬렉션은 그의 말에 걸맞게 모두 헌 낙하산을 재활용하여 만들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그가 브랜드 색깔을 버렸냐고 하면, 그건 또 아닙니다.

 브랜드의 시그니처 컬러 오렌지로 칠해진 바람막이부터, 쇼츠, 토트백, 백팩, 컬렉션 이름이 새겨진 블랙 티셔츠 등 12개 아이템에서 헤론 프레스턴의 색을 모두 찾아볼 수 있습니다.

 모든 상품은 현재 에센스 온라인 샵에서 만나볼 수 있습니다. 좀 더 특별한 경험을 해보고 싶으시면, (지나치게 멀긴 하지만) 몬트리올의 플래그쉽 스토어 방문도 추천해 드립니다.  단, 8월 26일까지만 운영하니 참고하세요!

※에센스 몬트리올 
418 St Sulpice St, Montreal, QC H2Y 2V5, Canada 

작년과 반대되는 행보,
버버리의 ECONYL 캡슐 컬렉션

ECONYL 컬렉션|BURBERRY

 리카르도 티시 영입 이후 브랜드 명성을 거의 재정립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버버리(Burberry)가 작년에 비난을 면치 못했던 적이 있습니다. 과잉 재고품을 불에 태워 폐기한 사실이 알려졌기 때문인데요, 이에 버버리는 잘못을 깨닫고 의류, 향수 재고 물량을 불태워 소각했던 관행을 즉각 없앤 바 있습니다.

 그리고 이번 시즌, ‘사회적 책임’에 이를 갈고 보란 듯이 ‘ECONYL®’ 캡슐 컬렉션을 선보였습니다. 에코닐(ECONYL)낚시 그물, 직물 조각, 산업용 나일론 폐기물로 만든 재생 나일론을 말합니다. 그러니까 원래라면 불태워져 없어질 폐기물에서 탄생한 섬유라고 할 수 있죠.

ECONYL 컬렉션|BURBERRY

 매립지로 갈 폐기물이 버버리의 새로운 아이콘이 된 로고 프린트 케이프, 플리스 안감의 패딩 그리고 양면 보머 재킷, 버버리 헤리티지 트렌치코트 및 카 코트의 실루엣과 어우러진 독특한 디자인으로 재탄생하였습니다.

“‘이산화탄소 중립’을 실천한다는
미래 목표를 향한 과정이다”

※이산화탄소 중립 : 2022년까지 이산화탄소의 실질적인 배출량을 ‘0’으로 만드는 것

 버버리의 사회적 책임 담당 부사장 팜 베티는 이번 친환경 캡슐 컬렉션을 출시하며 버버리의 ‘지속가능한 패션 산업’에 대한 포부를 위와 같이 밝혔습니다. 버버리 같은 럭셔리 브랜드가 이와 같은 지향점을 밝히는 것은 앞으로 ‘지속가능한 패션’이라는 목표를 나아가는 데에 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이번 캡슐 컬렉션에는 버버리 창립자의 이니셜에서 착안하여 그래픽으로 탄생한 버버리 하우스 코드인 토마스 버버리 모노그램은 자카드식 질감으로 재해석되었고, 버버리 아카이브 베이지 빈티지 체크가 컬렉션 전반을 장식하고 있습니다.

영원히 지켜야 할 패션하우스의 철학이 하마터면 영원히 사라질 뻔한 폐기물에서 뽑은 소재로 만들어졌다는 것이 다소 재밌고 아이러니하기도 한 것 같습니다.

 패션 산업은 단순히 버려지는 옷 문제뿐만 아니라 매년 전 세계적으로 약 1,000억 개의 품목이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에너지, 물, 화학 물질, 토지 사용 등 엄청난 숫자의 환경 비용을 수반해왔습니다.

 그러나 패션 산업의 꼭대기에 있는 럭셔리 패션하우스들이 위와 같은 행보를 단순히 특정 시즌의 컬렉션에 끝내는 것이 아니라 프라다의 ‘퍼프리(Fur-free)’선언이나 코스의 끊임없는 친환경 소재 개발과 같이 지속한다면, 우리는 미래를 위한 ‘이산화탄소 중립’에 조금 더 가까워질 것 같습니다.

editor Daseol 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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